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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첫 눈

조회수 | 149

작성일 | 08.11.21

첫 눈

묵암 김준기

장막을 걷으니
간밤에 눈이 내렸네요
수줍은 처녀처럼 배시시 웃으며
넌지시 겨울이 왔다고 하네요.

동네 고삿 길
어머니의 눈가에
삶의 고달픔이 서리듯
촉촉이 저져 있네요.

베어낸 논 벼 포기
개구쟁이 머리털처럼
삐죽삐죽 고개 내밀고
시리다고 하네요.

꼬부랑 할멈
새벽바람 가르고 다니더니
눈 덮인 할범이 안쓰러워
가슴만 쓰러 내리고 있나 보네요.

먼동 터 오르니
앞 집 감나무
까치밥
나를 보고 반기네요.

2008.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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