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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고향을 찾아 가니...
조회수 | 43
작성일 | 09.03.07
고향을 찾아 가니...

            묵암 김준기

숨을 헐떡이며 흐르던
개울은 비틀어져 있고
이 빠진 할멈 웃고 있는 듯
빨래터 돌덩이 빠진 자리
추억만 가득 쌓여 나그네 맞는다

안수산 스님 탁발소리에
달려와 시주하던 할멈은
내 발길마다 밟히는데
탁발소리 끊긴지 오래란다

안수산 부처님도 그 자리에 있고
병풍처럼 둘러싸인 산세도 어제 같은데
어린 추억 서리서리 녹아 있던
고샅길은 낯설기만 하구나

걸레 빨며 멱 감던 개울은
수많은 동심을 머금고  
백년도 짧은 듯 푸르는 노송은
이제 사 찾아 드는 나그네 보고
먼 산만 바라보고 서 있구나

판자 집 교실은 기억 저편으로 남고
헐레벌떡 뛰놀던 운동장은 그대로인데
동심을 심어 놓은 자리 자리마다
세월에 흘려 흔적도 없구나

정각이 있던 그 자리
어르신들 놀이터 되어 있고
이곳저곳 안내하며 추억을
다독거려 주는 후배님의 정
혈육을 만난 듯 온 몸에
뜨거운 핏 줄 솟아오른다.

고향은 어머님의 따뜻한
젖가슴 같은 것
밭두렁 매만지는 할멈의
주름진 손등에도
고향은 앉아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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