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에 대하여 평소 내가 느끼고 있는 생각을 말해 보고자 한다.
물론 내 생각이 다 옳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쓴 시나리오에 대하여 리뷰를 받을 때는
적어도 나는 이런 생각에 임한다.
오래전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전주영상위원회가 주관한 '전주심산시나리오스쿨'에 수강하고 있을 때다.
처음에는 수강생이 많았었는데, 차츰 그 수가 줄어들었다. 그 이유는 여러가지겠지만.
충무로 영화판 사람들을 닦달하는 식이 그런 방법인지는 모르지만 하여튼 심산 선생이 우리를
전 근대식 강압 방법으로 닦달하었다. 그러나 누구하나 불평하지 않고 끝까지 따라 준 수강생들은
좋은 지식을 얻어 갔을 거라 생각을 한다.
이 때 가장 큰 숙제는 장편 시나리오를 다 써 오는 것이었다.
강의가 거의 끝나 갈 무렵 장편 시나리오를 쓴 수강생들이 차례로 앞에 나와 자기 작품에 대한 시놉시스를 발표하고, 수강생들로 부터 리뷰를 받는 시간이 있었다.
끝까지 수강한 수강생들이 3~40명쯤 되었나 아니면 이 보다 적은 수였는지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 사람들 중에서 장편 시나리오를 써 온 수강생이 4명 정도로 기억이 난다. 이 4명은 오충상, 김준기, 그리고 나머지는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지금부터 본론에 들어 가 보자.
나는 내가 경험한 사실만 이야기 하고자 한다.
교단 40여년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내가 리뷰하러 앞에 나왔는데 다소 떨렸다는 것이다.
심산 선생이 교수님도 떨리느냐고 한 말이 지금도 귓 가에 쟁쟁하다.
수강생들이 너무 신랄하게 리뷰를 해 주었다. 나는 리뷰를 하기 전에 내가 쓴 시나리오에 대하여
기획의도나 시놉시스, 등장인물 중 주연의 케릭터를 다 설명하였기 때문에 리뷰하는 회원들의
의견에 반론을 제기하지 않고, 겸허하게 다 수용할 마음의 자세를 가지고 필기 도구를 준비하고
비평에 대한 의견을 일일히 수용하며 받아 썼다. 다만 수강생들이 의견을 내 시나리오에 반영하느냐 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내 몫이다.
이런 마음을 갖게 된 것은 심산 선생의 강의 내용 중에도 있었지만 나도 평소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 내가 시를 써서 발표를 한다. 가령 "님"이란 주제로 님이 그리워 하는 마음을 애뜻하게 표현
하였다고 하자. 일단 이 글이 발표가 되면 그때는 내 손을 떠났다는 것이다. 어떤 독자는 시인은
젊었을 때 사랑의 아픔을 그렇게 많이 간직하고 있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내가 댓글을 달아 주었다.
그 "님"은 우리 어머니입니다.라고,
예술작품은 작가가 어떤 의도로 창작을 하였던 그 작품을 보는 관점은 관람자의 몫이다. 작가의
의도와 전혀 반하는 관점으로 작품을 감상한다고 하드라도 작가가 일일이 그 사람들을 찾아가
자기의 창작의도를 일일 설명해 줄 수도 없는 것이고, 안타깝지만 이게 현실인 것이다.
작가의 창작의도 대로 관람자들이 다 함께 공감을 한다면 그 작품은 불후의 명작이 될 것이다. 그러나
관람자들의 관점이 작가의 창작의도와 전혀 반하는 관점이라면 그 작품은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창고 속이나, 다른 쓰레기와 함께 버려 질 수 밖에 없는 운명에 처 할 것이다.
시나리오도 마찬가지다.
그 시나리오가 영화화 되어 극장에서 상영된다고 하자.
시나리오 작가나 연출가의 기획의도를 관람자들이 다 공감하여 준다면 그 영화는 대박을 터트릴 것이나
그렇지 않다면 어퍼지고 말 것이다. 시나리오 작가나 감독이 일일히 관람자들을 찾아 다니며 자기들의
기획의도를 설명하여 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영화에 작가나 감독의 기획의도를 일일히 설명하는 글이나 대사를 넣을 수도 없는 것이고.
하여 리뷰를 받는 사람은 리뷰를 해 주는 사람의 의견에 자기의 의견을 설명하면서 상대를 설득해 보려 하지말고, 리뷰를 해 주는 사람의 견해를 경청하여 리뷰하는 사람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도록 시나리오를 변경하든가, 설명이 아니고, 그림으로 그려 갈 마음의 자세가 중요 할 것이다.
시나리오는 먼저 그 시나리오를 접하는 사람의 몫이다.
그 사람이 그렇다라고 생각하면 그런 것이다. 그렇지 않다고 일일히 변명을 한다는 것은 구차한 노릇이다. 그 변명을 시나리오 상에서 자기의 주장을 그림으로 표현하여 리뷰하는 사람이 함께 공감하도록 하는 것이 작가의 몫이다. 일일히 변명을 하다 보면 서로 피곤하고, 결국은 작가의 한계가 그 곳에서 머무르고 말 것이다. 자기가 쓴 시나리오가 최고다. 라는 자만과 네가 생각하는 그 생각은 틀리다는 생각에 집착하다 보면 작가는 더 이상 좋은 시나리오를 쓸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내 작품에 대한 리뷰를 한 사람에게 댓글로 항상 '감사합니다.'라는 말로 내 표현을 다 한다. 이는 내 작품을 보고 자기의 의견을 피력하였으니, 다시 말하면 대중을 상대로 통계를 잡기 위하여 설문조사를 하는데, '왜 그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묻는 설문이 있다. 이는 가장 어리석은 지문이지만 그렇다고 그 설문에 답한 사람의 내용을 가지고 따지는 설문은 없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사람의 퍼센테이지가 얼마인가만 통계로 잡는다. 리뷰도 마찬가지다. 내 시나리오를 어떻게 보았느냐의 상대의 견해를 묻는 것이다. 자기는 잘 표현하였는데, 이 사람은 영화가 무언지도 모르는 무식쟁이야 하고 간과해서도 안된다. 영화는 지식인들만 보는 것이 아니고, 학력이 낮은 사람들도 본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이런 사람들의 말도 경청 할 필요가 있다.
손자 손에 이끌려 영화관을 찾은 할머님의 눈에도 '야 이 영화 참 좋다.'라는 말을 들으려면 여러 계층의 의견을 수렴하여야 할 것이나 현실이 그렇지 못하니 제한 된 사람들에게 리뷰를 부탁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사람이 어떻게 리뷰를 하든 그 내용은 그 리뷰를 한 사람의 견해이다. 그러므로 작가는 그 사람의 마음에도 충족시키려는 마음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문제는 전적으로 작가의 몫인 것이다.
내 생각으로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감하는 (적어도 60%이상) 그런 시나리오를 쓰고 싶다.
그렇게 하려면 리뷰하는 사람의 견해를 작가의 시각으로 본다면 '그건 오해다. 내 시나리오를 잘못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그 자체가 작가 스스로 자기 작품에 대한 우월의식과 자기 작품 속에서 빠져나와 자기 작품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리뷰를 받아 보는 근본적인 것이 무엇인가를 깊히 성찰해 보아야 겠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 가면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살고 있다.
그런데 내가 시행착오를 겪고 있구나 하고 스스로 생각을 하면서 삶을 바르게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너무도 훌륭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그러나 주변에 아주 친한 친구가 있어 나의 시행착오를 지적하고, 충고를 해 준다면 우리는 그 충고를 겸허하게 받아 들일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더 낳은 삶을 살아 갈 조건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그 충고에 대하여 자기의 주장만을 내 세우고, 변명이나 한다면 그 사람의 삶의 한계는 거기까지 일 것이다.
시나리오에 대한 리뷰도 마찬가지다.
리뷰하는 사람도 정중하게 그리고 신중히 그 시나리오가 좋은 작품이 될 수 있도록 충정어린 마음으로 임하여야 할 것이고, 리뷰를 받는 작가도 리뷰하는 사람의 그 충정을 그대로 받아 들여야 할 것이다. 변명은 필요없다. 그 변명은 시나리오로 그려서 하여야 할 것이다.
다음은 리뷰와는 다른 문제이지만, 같은 맥락에서 본다면 이 또한 그렇게 다른 문제만은 아닌 듯 하다.
연출가가 자기가 쓴 시나리오를 가지고 촬영에 임하든, 아니면 다른 작가의 작품을 가지고 임하든 개방적 태도를 보일 때 더 좋은 작품을 얻어 낼 것이라고 생각을 한다. 물론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올라 간다는 말이 있다. 그 영화의 제작에는 감독의 의견이 100% 반영되어야 한다. 그러나 배우의 케릭터나 그 배우가 표현의 능력에 따라 배우의 의견도 수렴할 필요가 있고, 촬영에 임하는 스텝들의 의견도 수렴 할 줄 하는 개방적인 연출가여야만 좋은 작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 작품의 촬영에 임하는 스텝들은 일차 관객이다. 일차 관객들이 보기에 어색하다고 보는 그런 장면을 감독이 무시하고 감독의 의견대로 진행한다면 이는 엎어 버리려고 작정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생명이 걸린 작전 중에도 그 작전이 수시로 변하기도 하고, 그런 와중에 참모들의 견해를 수렴하여 최종 결정은 지휘관의 몫이 된다. 감독도 마찬가지다. 감독의 마음이 열러 있지 않다면 각 스텝들은 각각 독립된 영역에서 총체적인 결과는 생각하지 안하고 자기 맡은 일에만 충실하면 된다는 개인적인 생각에 빠지기 쉬운 것이다. 영화는 종합예술이라고 한다. 이는 각가 다른 분야의 영역, 장느라고 하자. 이 장느들이 종합하여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기 때문에 영화를 종합예술이라고 하는 것 같다. 이런 큰 의미를 살려가며 작업 할 수있는 그런 조건이 형성되었으면 한다.
내가 "가슴에 묻은 연인"을 촬영 할때 스텝들의 의견과 배우들의 의견을 수렴하면서 촬영에 임하였다.
때론 한 컷을 촬영 할 때 다소의 의견이 노출되면 나는 스텝들의 의견을 구하곤 하였다. 물론 내가 영화촬영에 경험도 없고, 내공도 튼튼하게 쌓여 있지 안은 터인지라 그렇게 하였는지도 모른다. 이때 서로의 의견이 분분할 때 노윤 선생이 최후의 결정은 교수님이 하는 것입니다. 라고 할 때 나는 많은 고민을 하였다. 누구의 의견이 가장 적절할까? 그걸 생각을 하면서 촬영에 임하였던 것 같다. 더욱 중요한 것 중 하나는 '가슴에 묻은 연인'의 편집을 오충상 총무가 하였다. 그런데 시나리오에도 없는 내 시 한 편이 엔딩을 치고 올라 오면서 자막으로 떠 오르지 않는가? 나는 상상도 못할 기발한 착상이었다. 아마 영화의 내용을 더 깊이 있게 설명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하여 시도 한 것을 나는 생각을 한다. 물론 내가 그 시 빼라고 한다면 바로 수정하겠지만 오 총무가 누구와도 상의하지 않고 임의로 첨가한 그 시 한 편이 이 영화를 살려 주는데 한 몫을 하고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지금 다른 시나리오도 그렇게 쓰고 있다는 것을 밝혀 둔다.
그리고 우리는 정말로 저예산으로 단편을 촬영하고 있다.
스폰서를 받아 가며 촬영 할 수 있는 조건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도 많이 해 본다.
그래서 내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가장 저렴하게 단편영화를 제작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고 생각하면서 시나리오를 썼다. 그렇게 쓴 시나리오가 "가슴에 묻은 연인"이었다. 처음에는 커피숍, 엠브런스, 병원 등이 로케이션 장소로 시나리오를 썼는데, 저예산 작품을 만들기 위하여 대폭 삭제하고, 특히 밤 씬 등은 아예 없에기로 하였다. 조명, 경비의 과다 지출, 밤을 기다리기 위한 많은 시간 낭비 등이 있어 밤 씬을 없엔다고 하여 작품의 질이 저하 된다고는 볼 수 없기 때문에 철저하게 저예산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다만 이 영화가 단편영화가 추구하고자 하는 ''독창성' '함축성' '예술성' '실험성' '상징성' 등에 적합하다는 확고한 신념이 나를 사로 잡을 때, 그리고 리뷰하는 회원들이 '야 그 것 되겠네.'라는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기천만원이 들더라도 멋 있게 촬영해 보려고 하는 마음은 항상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 내가 쓰고 있는 시나리오는 독창성, 함축성, 예술성, 실험성 상징성 등을 하나도 찾아 볼 수 없고, 다만 내가 사진작가로 경치 좋은 곳을 많이 찾아 다녀서 로케이션 장소는 잘 선정할 수 있어 아름다운 장소에서 촬영 할 수 있다는 장점 외에는 내 세울 것이 없어서 앞으로도 30만원 이상이 넘어가는 단편은 촬영하지 않기로 마음을 먹고 있다.
그렇게 하려면 1~2일 정도 촬영에 임하도록 모든 계획을 설정 할 것이다.
우리 회원님들도 이 점에 대하여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많은 투자를 하는 것은 그 만큼 수업료를 많이 내는 것이니, 더 낳은 작품을 제작해 본다는 의미도 있을 것이나 저예산으로 한다고 하여도 시나리오만 튼튼하다면 얼마든지 좋은 작품을 제작 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은 오전 시간이 널널하여 쓰다 보니 너무 많은 글을 중언부언 하였다.
끝까지 읽어 주어 고맙고, 적은 인원이지만 우리 팀웤이 잘 이루어져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터전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 보다. 우리는 잘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적어도 전주에서만이라도 단편영화제작의 산실로 우리 영씨네가 우뚝 설 수 있는 그 날을 기대하면서. 회아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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