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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기
최진성 감독의 단편영화에 대한 짧은 생각 1 - 단편영화란 무엇인가?
조회수 | 15
작성일 | 06.02.13
다음 글은 최진성 감독이 <미래의 얼굴 future.lg.co.kr>이라는 웹진에 2006년 2월에 2회에 걸쳐 기고한 ‘단편영화’에 대한 글입니다.

최진성의 단편영화에 대한 짧은 생각 1 - 단편영화란 무엇인가?

‘단편영화란 무엇인가’란 질문은 ‘사랑은 무엇인가’나 ‘영화는 무엇인가’라는 질문만큼 답하기 곤란하고 어려운 질문인 것 같습니다. 저는 ‘단편영화’라는 다분히 ‘영화의 길이’에 한정된 말보다는 ‘독립영화’라는 말을 개인적으로 더 좋아합니다. 단편영화란 말 그대로 길이가 짧은 영화를 말하는 거겠죠. 장편영화란 길이나 긴 영화를 말하듯이 말에요. 주로 영화 학교의 실습작품이나 각종 영화제작교육센터에서 진행하는 워크샵 작품들이 대부분 이렇게 길이가 짧은 단편영화인데요, 이는 아무래도 처음 영화를 만들어 보는 사람들의 역량과 더불어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단편영화를 제작하는 거겠지요. 그런데, 단편영화가 아닌 독립영화라고 일컬을 때는 이와는 조금 다르게 이야기할 수가 있어요. 말 그대로 ‘독립’ 영화란 것은 무언가로부터 ‘독립’해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죠. 독립영화는 제작 여건상 단편영화인 경우도 많지만, 무언가로부터 ‘독립’되어 있는 장편영화나 다큐멘터리, 애니메이션 등이 포함되는 개념이기도 해요. 다른 나라도 우리나라의 독립영화와 비슷한 의미의 미국의 ‘인디펜던트 영화’나 일본의 ‘자주영화’나 중국의 ‘지하전영’이 있어요. 그러나 이는 나라마다의 영화 문화와 역사의 차이로 인해 조금씩은 차이가 납니다. 한국의 독립영화는 한국의 문화와 역사를 반영하고 있는 거죠. 간단히 설명하면 한국의 독립연화는 80년대 초반에 처음으로 제작되기 시작했는데요, 다분히 당시의 정치적인 면을 반영하고 있어요. 당시 전두환 정부의 독재 정치에 맞서기 위한 정치적인 색깔이 담긴 영화들이 제작되었죠. 다큐멘터리는 물론이고, 극영화의 주제도 대부분  그런 것들이었답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의 독립영화는 당시 이런 노골적인 정치적 색깔과는 다른 훨씬 다양한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시대의 변화와도 당연히 연관이 있겠죠. 예전만큼 현실을 억압하는 부분이 훨씬 덜 하기도 하겠거니와 영화를 만드는 독립영화 제작자들도 훨씬 다양한 사람들이 생겼기 때문이에요. 그러나 여전히 현실의 체제와 정치적 상황에 의문을 던지는 진보적인 독립영화인 다큐멘터리들도 많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또한 이와 더불어 주로 상업영화들에서 만들어지는 영화들의 형식과 내용보다는 훨씬 자유롭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재미난 장르 영화들도 많이 만들어지고 있답니다. 최근에 디지털 영화의 붐이 일어나면서 독립영화 진영에서도 장편영화 제작이 활발해 지고 있는 것도 현실이지만, 여전히 단편영화들이 훨씬 많이 제작되고 있어요. 그러면 독립 다큐멘터리와 독립 애니메이션, 그리고 독립 장단편영화들을 포괄하는 독립영화는 지금에 있어서 과연 어떤 영화일까요. 이는 처음에 말했던 ‘무엇으로부터의 독립’이라는 말로 다시 돌아 갈 필요가 있을듯해요.

일단 자본으로부터의 독립이 우선이겠죠. 상업영화는 메이저 투자사의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 제작된 영화를 말합니다. 상업영화에서도 매년 재능 있는 감독들에 의해 많은 훌륭한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이윤의 창출이라는 자본의 논리에 충실해야 하는 영화들이에요. 그러기 때문에 아무래도 개인의 창의성과 실험성 보다는 좀 더 상업적이고 기획적인 마인드가 작용되는 게 현실이죠. 물론 그 안에서도 그러한 자본을 이용해 자신의작가적 야심과 상상력을 실험하는 영화들이 계속해서 재생산되고 있다는 것도 간과해선 안됩니다. 그러나 이와 다르게 독립영화는 기본적으로 자본의 논리에 거스르는 영화들이죠. 독립영화는 대부분 감독 자신이 제작비를 마련하고 있어요. 그러나 최근에는 대기업이나 영화진흥위원회 같은 곳에서 독립영화를 제작지원하고 있는 제도가 생기기도 했습니다. 이런 지원제도는 이윤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 ‘의미 있는 영화’가 만들어지는 데 목적을 둔 제작지원이라서 독립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에게는 소중한 제도이죠. 이렇게 자본의 눈치와 대중의 눈치를 덜 살피고, 감독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실험할 수 있는 장이 훨씬 자유롭게 펼쳐지는 곳이 바로 독립영화입니다. 그러기에 장르를 기본으로 하는 상업영화의 판에 박힌 틀 속의 영화와는 다른 신선한 영화들이 곧잘 만들어 지는 이유가 바로 이런 데에 있어요. 그렇다고 무조건 독립영화가 상업영화보다 신선하고 의미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오랜 역사를 가진 영화역사 속에서 주류영화와 장르영화의 틀 안에서 위대한 걸작들이 매번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기에 영화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언가로부터 독립되어 있다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찌했던 감독 개인의 상상력이 얼마나 훌륭하고, 멋있게 표현되는 가가 중요한 것이죠. 그러나 독립영화의 형식과 내용들이 주류 영화에서는 하기 힘든 실험들을 펼치기에 유리한 장이기에 우리는 독립영화들에게 이러한 신선함을 좀 더 기대해도 좋을 거에요. 또한 ‘주류 이데올로기로부터의 독립’이라는 것도 독립영화에서 중요한 것이죠. 이는 아무래도 독립다큐멘터리에서 도드라지는데요, 우리나라의 독립영화 전통이 앞서 말했다시피 체제 저항적인 면에서 시작했다면, 지금의 독립다큐멘터리들은 그러한 정신을 여전히 잇고 있는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요. 최근에 극장에 개봉되어 많은 관객들이 보았던 김동원 감독의 <송환>이라는 작품이 바로 이런 작품 중 하나인 거죠. 그러나 최근엔 독립다큐멘터리에서도 좀 더 다양하고 새로운 이야기와 형식들을 가진 작품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마찬가지로 새로운 세대의 감수성을 가진 다양한 감독들이 출현했기에 나타나는 현상이에요.

단편영화에 대한 글을 요청받았지만, 저는 이 자리에서 좀 더 넓은 이야기의 전개와 이해를 위해 독립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했는데요, 다시 단편영화로 돌아와 보면, 앞서 언급했다시피 단편영화에는 그 태생적 자유로움 때문에 좀 더 신선하고 다양한 형식과 이야기를 기대할 수 있겠지요. 그게 어느 영화제작단체의 워크샵 작품이건, 영화학교의 실습작품이건, 아니면 홀로 꿋꿋이 자신의 영화를 찍어나가는 독립영화감독의 작품이건 간에 말이죠. 이 정도로 단편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고 다음 장에서 제작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나눠 볼게요. 이는 영화를 만든다는 게 그다지 대단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고, 누구나 또한 바로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이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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